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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가르쳐 준 관계의 법칙 | 해운대에서 발견한 멀어짐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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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소룡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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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가르쳐 준 관계의 법칙 | 해운대에서 발견한 멀어짐의 미학

바다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오늘 해운대 바다를 오래 바라봤습니다.

10도의 공기 속에서도 파도는 쉬지 않고 밀려왔다 밀려갔습니다. 다가왔다가 물러나고, 또 다가왔다가 물러나고.

은빛 물결이 백사장을 어루만지는 모습을 보며, 문득 관계라는 것도 저렇게 숨 쉬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다가감과 물러남 사이, 그 절묘한 리듬 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만나고 또 놓아줍니다.

달맞이 길의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동백꽃이 바람에 떨어지고, 그 붉은 꽃잎이 아스팔트 위에 흩어져 하나의 시가 되었습니다.

블루라인파크의 캡슐은 하늘과 바다 사이를 천천히 가로질렀고, 미포의 작은 포구에서는 배들이 썰물을 기다리며 고요히 쉬고 있었습니다.

해수욕장의 백사장은 넓고도 고독했습니다.

파도가 지워버린 발자국들, 다시 새겨지는 발자국들. 엘시티 상가를 지나며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을 보았습니다.

조금 지쳐 보였지만, 여전히 걷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오늘 하루, 해운대의 풍경들 사이를 걸으며 깨달았습니다.

관계도 파도를 닮았다는 것을. 그리고 모든 파도가 아름다운 것은 아니라는 것을.

당신을 삼켜버리는 파도를 구별하는 법

거센 파도 같은 사람들...

블루라인파크에서 본 바다는 오늘따라 잔잔했습니다.

수평선이 한 폭의 수묵화처럼 부드럽게 펼쳐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제는 파도가 높았다고 합니다. 같은 바다인데 매일 다른 얼굴을 보입니다.

사람도 그렇습니다.

어떤 이는 예측할 수 없는 바다처럼, 순간순간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어제는 봄날의 미풍처럼 친절했는데 오늘은 한겨울 칼바람처럼 차갑습니다.

아침에는 따스한 햇살처럼 다정했는데 저녁에는 서리처럼 날카롭습니다.

이런 사람과의 관계는 당신을 항상 긴장하게 만듭니다.

언제 거센 파도가 칠지, 언제 폭풍이 몰아칠지 모르니까요.

당신은 끊임없이 날씨를 예측하려 애쓰고, 그 예측 불가능성에 지쳐갑니다.

미포 포구의 어부들은 압니다.

바다의 기분을 읽지 못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을. 하지만 인간관계에서는 다릅니다.

당신은 폭풍우 속에 남아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사람들...

미포의 작은 포구에서 배 한 척을 오래 바라봤습니다.

썰물 때 물이 빠지면 배는 모래 위에 그대로 남겨집니다.

바다가 멀어진 자리에 배만 덩그러니 남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렇습니다.

당신에게 필요할 때만 밀물처럼 다가왔다가, 당신이 필요할 때는 썰물처럼 사라집니다.

그들이 도움이 필요할 때는 파도처럼 밀려오지만, 당신이 손을 내밀면 수평선 너머로 멀어져 버립니다.

당신이 힘들 때 연락이 안 되고, 그들이 힘들 때만 연락이 옵니다.

당신의 기쁨에는 관심이 없고, 당신의 슬픔에는 더욱 무관심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작은 불편함에도 당신이 달려와주기를 기대합니다.

이것은 관계가 아닙니다. 이것은 이용입니다. 일방통행입니다.

달맞이 길을 걸으며 생각했습니다.

진정한 관계는 밀물과 썰물을 함께 경험하는 것이라고. 함께 가까워지고, 함께 거리를 두고, 다시 함께 가까워지는 것이라고.

해파리 같은 사람들...

해운대 해수욕장을 걷다 보면 가끔 해파리를 봅니다.

햇빛 아래서 반짝이는 그들의 몸은 아름답습니다.

투명하고 신비롭습니다. 하지만 만지면 따갑습니다. 보이지 않는 독침이 피부를 찌릅니다.

어떤 사람들은 해파리를 닮았습니다.

겉으로는 부드럽고 친절해 보입니다.

미소 짓고, 공감하는 척하고, 당신의 편인 것처럼 행동합니다.

하지만 당신과 함께 있으면 알 수 없는 고통이 느껴집니다.

명확한 폭력은 아닙니다. 주먹을 휘두르지도, 소리를 지르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은근한 무시가 있고, 교묘한 비난이 있고, 돌려 말하는 공격이 있습니다.

'너를 위해서'라는 말로 포장된 상처들이 있습니다.

'그래도 네가 조금만 더 노력하면...' '다른 사람들은 다 괜찮다던데, 너만 그러니?'농담이었어, 왜 그렇게 예민하게 받아들여?'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수동공격(Passive Aggressive)'이라고 부릅니다. 독이 서서히 퍼지듯, 당신의 자존감을 조금씩 갉아먹습니다.

엘시티 상가의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을 다시 봤습니다.

'혹시 내가 너무 예민한 걸까?' 하고 자문했던 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아닙니다. 당신은 예민한 것이 아닙니다. 독을 감지하는 것입니다.

세 명의 지혜로운 이들이 본 관계의 진실

소크라테스 - 너 자신을 알라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델포이 신전에 새겨진 말을 평생의 화두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너 자신을 알라(Gnothi Seauton).' '검토되지 않은 삶은 살 가치가 없다.'

해운대 달맞이 길을 걸으며, 나는 나 자신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어떤 관계가 나를 성장시키는지, 어떤 관계가 나를 소진시키는지. 어떤 사람과 있을 때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는지, 어떤 사람과 있을 때 내가 작아지는지.

소크라테스는 말했습니다.

지혜의 시작은 자신의 무지를 아는 것이라고. 그렇다면 관계의 지혜는 이것이 아닐까요?

나에게 해로운 관계를 알아차리는 것. 그리고 그것을 인정하는 용기.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속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거야', '내가 더 노력하면 변할 거야', '원래 다 이런 거 아니야?' 하고 스스로를 설득합니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라면 이렇게 물을 것입니다.

'정말 그런가? 네가 진정으로 그렇게 믿는가? 아니면 그렇게 믿고 싶은 것인가?'

블루라인파크의 캡슐 안에서 바라본 바다는 광활했습니다.

넓고 깊은 바다. 당신의 내면도 그렇습니다. 자신을 제대로 들여다보세요. 거기에 모든 답이 있습니다.

쇼펜하우어 - 고슴도치의 딜레마

독일의 철학자 아르투어 쇼펜하우어는 인간관계의 본질을 고슴도치에 비유했습니다.

추운 겨울날, 고슴도치들은 서로의 체온으로 따뜻해지려 가까이 다가간다.

하지만 너무 가까워지면 서로의 가시에 찔린다.

그래서 다시 멀어진다. 하지만 또 추워진다.

이렇게 가까워졌다 멀어졌다를 반복하며, 마침내 서로를 찌르지도 않고 얼지도 않을 적절한 거리를 찾는다.

미포 골목의 좁은 길을 걸으며 이 이야기를 떠올렸습니다.

집과 집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적절한 거리가 필요합니다.

너무 멀면 외롭습니다. 너무 가까우면 상처받습니다.

쇼펜하우어는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홀로 있을 때의 고독과, 함께 있을 때의 불편함 사이에서 평생을 진자처럼 오간다.'

오늘 10도의 날씨. 춥지도 덥지도 않은 이 온도처럼, 관계에도 적정 온도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당신에게 너무 뜨겁습니다.

그들의 감정, 요구, 기대가 당신을 질식시킵니다.

어떤 사람은 너무 차갑습니다.

아무리 다가가도 그들의 마음은 얼어붙어 있습니다.

해수욕장의 백사장 위를 걷는 사람들을 봤습니다.

연인들은 손을 잡고 걷지만, 각자의 발걸음은 따로 떨어져 모래를 밟습니다.

함께 있지만 각자입니다. 가까이 있지만 독립적입니다.

이것이 쇼펜하우어가 말한 적절한 거리입니다. 서로를 따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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