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문화란?-해운대 고구려 이소룡
1. 음주문화 개론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술잔을 주고 받으며 마시는 음주 문화를 `수작문화`라 하고,
서양사람들처럼 멋없이
제 잔에 제 술따라 마시는 문화를 `자작문화`라 하고,
중국이나 러시아 동구 사람들처럼
잔을 맞대고 마시는 것을 `대작문화`라고 한다

요즈음 술자리에서는
술잔을 돌리거나
술을 다 마신 다음 자기의 빈 잔을 건네고 술을 따라 권하는 것을
예의처럼 하고 있으나
사실은 우리 고유의 주도에 어긋나는 일이다.


- 독작(자작문화):
자기 술잔에 제 술을 따라 마시고 싶은 만큼 따라 마시는 문화
이러한 음주 문화는 개인주의와 합리주의가 일찍부터 발달한
서양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술집에서는 참으로 멋없는 주법이다
이 자작문화는 오랜동안 유럽에서 꽃피워온 술문화이다
월하독작이란 유명한 시를 비롯
酒仙 이태백이 지은 酒詩의 거의가 독작시오
백낙천의 주시도 거의 독작시이다.


- 대작문화 :
잔을 맞대고 건배를 외치며 마시는 주법
중국이나 러싱다 동구권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주법
중국인들은 자기 잔을 권하는 일은 전혀 없고,
마신 뒤에 깜뻬이 하면서 빈 잔을 보여준다
상대편이 술잔을 비울 때까지 계속 기다려 주며 극성을 부리지 않는다
술을 강제로 권하지도 않으며,
취한 사람은 재워 보내는 미풍도 있다.


- 수작문화 :
서로 술잔을 주고 받으며 마시는 한국 특유의 주법
지인들과 앉아 서로 정을 잔에 담아 마시는,
우리나라 특유의 정문화가 담겨 있는 술문화라 할 수 있다
병균 어쩌구 하면서 이 수작문화를 음해하는 말들이 많은데
이것만은 우리가 꼭 지켜야하는,
우리나라 고유의 아름다운 술문화가 아닌가 싶다

한잔 먹세 그려 한잔 먹세 그려 꽃 꺽어 산놓고 무진 무진 먹세 그려
(송강의 `강진주사` 중에서)


세조는 쿠데타 음모를 진행중이던 시절부터
회심의 술자리에 바지춤에 숨겨 갖고 다니던 표주박을 꺼내
한잔 술을 나누어 마심으로서 은밀한 뜻을 다져
자기 사람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2. 대포잔

술맛 하면 대포잔을 연상하리만큼
대포잔은 우리 나라 술 문화의 상징이기도 하다
뜻맞는 사람끼리 일심동체를 다지는 의식으로서
큰 술잔을 돌려 마셨던 큰 바가지의 술잔이라는 뜻이다


술잔하면 350년 전통의
독일에서 술마시는 의식중에서 가장 성대한
로젠버그 시의 `황제의 대배(카이자포카르)`가 유명하다
1618년 독일에서 신구 기독교인들 사이에 일어난 30년 전쟁 때,
로젠버그시의 놋슈시장은 시민들에게 용기를 북돋우기 위하여
7파운드 들이의 큰 술잔을 만들었다
이를 `황제의 큰 잔` 이라고 불렀다
이 잔을 타우베르 강에 뜨우고
그 위에서 한꺼번에 술을 마시는 대회를 열기도 하였다


독일의 술잔은 맥주잔, 미국의 술잔은 양주잔 이라고 한다면
우리나라의 술잔은 단연 대포잔이다.

큰 잔의 술을 대포라고 한다.
큰 바가지란 뜻이다
뜻맞는 사람끼리 일심동체를 다지는 의식으로서
큰 잔을 돌려 마셨던 데서 비롯된 음주문화이다
옛 우리 관청 풍습으로 한말들이 커다란 술잔을 돌려마심으로서
일심동체를 다지는 의식이 보편화되고 있었다


각 관청마다 그 대포잔 이름이 달랐는데
사헌부는 아란배, 효서관은 홍도배, 예문관은 장미배라 했다
이 돌림 술의 규모를 줄인 것이 술잔 주고 받는 수작인것이다


혼례때 합근박이라 하여
표주박 잔에 술을 따라
신랑신부가 입을 맞대고 마시는 절차가 있는데,
이는 정신과 육신이 하나되는 징표로서
바로 수작의 상징적 의미이다.